제목을 이렇게 써놓으면,
대부분의 한국인의 사고는 둘중에 하나를 고르려고 한다.
학창시절부터 객관식에서 정답찾기에만 전념한 두뇌는 '정답'이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그 '정답'이 한개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의견'도 '의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맞는 말 틀린 말로 구분하려고 한다.
A라는 사람은 x라는 의견을 가질 수도 있고, B라는 사람은 y라는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수학문제처럼 정답이 딱 떨어지는 경우가 아닌 대부분의 사회문제는 다양한 의견의 존재가 너무나 다양하고,
그걸 굳이 설득할 필요도 없고, 그냥 서로 의견교환을 통해 이해의 창을 넓히면 그만이다.
무기력한 MZ세대라는 명제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가져도 그만이다.
나는 심각할 정도로 MZ세대가 무기력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의 의견은 반박대상도 아니고 설득대상도 아니다.
내가 나름대로의 주관적 이유를 가지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열정적이고 의욕적인 사람도 있고, 어디에든 어떤 세대든 무기력한 사람도 있다.
그렇지 않은 소수의 예외를 가지고 와서 전체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무의미 하기 때문에
당연히 전체 100%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경향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부모세대와 MZ세대를 풍자하는 밈은 외국에도 흔하다. 전지구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아마 위에서 충분히 전제를 깔았음에도 이런 밈을 가져온 것이나 전지구적인 현상이라고 말한 것등으로
얼른 짐작해서 내가 '사회의 문제다' 라고 말하려고 하는 거라고 빠른 정답을 내리려는 사람이 여전히 있을 것이다.
그게 얼마나 우매한 두뇌인지 말했어도 정답찾기와 이분법에 최적화된 뇌는 자연스럽게 그 길로 가기 때문이다.
개인과 사회는 뗄 수 없다. 전쟁영웅도 전쟁이 발생해야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지 현상의 원인은 너무도 복합적이다. 단순히 경제 상황 때문에 그런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이 관련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연관이 없을 수 없고, 미디어의 영향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는 이걸 '똑똑해졌다' 라고 말하는 것도 봤다. 완전히 틀린말은 아닐 수 있다. 우직하게 소처럼 일하려면 어떨 때는 멍청한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떠도는 멍게의 유생도 성체가 되면 한곳에 정착하면서 뇌를 소화시켜서 없애버린다. 사마귀도 교미할때 암컷이 수컷의 머리를 먹어버리기도 한다. 뇌가 제거되어야 특정 단순 기능만 수행하는데 최적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즉 다양한 정보를 더 쉽게 얻기 쉬운 환경이 되었기 때문에 굳이 주변 '어른'의 말만 들을 필요도 없어졌고 다양한 정보가 있을 때는 서로 상반되는 정보도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으면 거기에서 자기의 생각을 정하지도 못하고 그냥 어떤 선택조차도 포기하기 쉽다. 마트에 유사 상품이 여러종일 때 더 고르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근데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오면, 무기력 의욕 같은 문제는 결국 뇌활동의 문제이다. 뇌는 유전적인 부분도 있고, 학습적인 부분도 있고, 호르몬적인 부분도 있다. 그런데 무기력 의욕 같은 부분은 호르몬적인 부분이 크다. 동물실험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근데 그 호르몬적인 부분도 유전적인 부분도 있고, 식품섭취적인 부분도 있고, 운동이나 경험 성취같은 활동적인 부분도 있다. 그런데 유전적인 부분은 딱히 이전세대와 달라진 부분이 크다고 보기 어려우니 다른 요소를 봐야하는데, 식품적인 부분은 그렇게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영향이 있으려면 영양 과다 또는 가공식품 뭐 이런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그 영향이 크다면 빈부격차에 따른 차이라든지, 국가별 차이라든지 이런게 크게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은 일상의 경험과 활동에서 만들어진 부분이 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인터넷, SNS,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등의 요소가 클 것 같긴 하다. 이 부분을 둘로 나누자면, 정보의 습득과 신체활동의 저하 두부분이 있는데 둘다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신체활동이 줄면 호르몬분비도 줄게 되기 쉽고, 쉬운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은 마약과 비슷하게 작용하기 쉽다. 남들과의 비교도 마찬가지로, 남과 자신을 떼서 생각하지 못하고 너와 나를 우리로 퉁쳐서 집단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큰 한국인에게 비교는 더 큰 문제이기 쉽다.
20대 초반 대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확실히 차이를 느낀 지점은 코로나 전후이다. 코로나 전후로 선후배 관계가 끊기고 극단적으로 온라인 활동이 늘어난 시점부터 무기력 MZ가 양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무기력이라는 단어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큰일도 없었는데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는데 나는 남들을 보는 환경에 익숙한 상태에서 갑자기 남들이 나를 보는 것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 그런애들만 많으니 자기가 안그런 사람처럼 행동하려고 했을 때 자기만 더 이상한 사람이 되고 자기가 먼저 다가갔을 때 상처를 받게 되는 상황을 더 경험하기 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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