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이 별로 재미없다" 

"여행가서 사진, 영상으로 보던거 봐봐야 딱히 감흥도 없고, 돈쓰고 재미없다"

"한달살기 그렇게 좋다더니 나는 지루하기만 하고 할 것도 없다"

뭐 이런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사실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여행은 재미 없었기 때문이다.

여행 뿐만 아니라 인생의 재미는 오감자극으로 인해 발생한다.

물론 그 자극은 단순히 말초적인 자극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관련된 자극인 것이 중요하다.

즉, 미술사를 좋아하고 공부하는 사람이 미술관에 가서 눈으로 보고 공간으로 느끼는 그 시각적 자극과

무관심한 여행객이 가서 보는 자극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재미 테마를 하나 또는 두세개 정해놓는 것이 여행을 재밌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당연히 본인의 관심사로 정해야 재미가 있겠지만, 그런것도 딱히 없다면 누구나 관심이 있을 만한 분야로 일단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예를 들면, 맛집탐방 같은 것이다.

한달 30일 살기를 한다고 해도, 점심을 30번 이상 사먹을 가능성은 없을테고, 갔던 곳도 두세번 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안먹거나 배달로 먹을 수도 있을테니, 20군데 이상 방문하기는 어렵다.

자기가 사는 도시에 점심 먹을 맛집 20군데 정도는 쉽게 리스팅 할 수 있을 것이고, 매일매일 하나씩 가보는

재미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했다면, 현지 국가의 로컬 음식에 대해 공부를 해볼 수 있다. 재료라든지 역사라든지

그런것들 말이다. 태국이라면 팟타이 같은 꽤 근현대에 들어와서 정치적으로 탄생한 볶음 국수도 있는데

그런 기원과 가장 클래식 레시피에 가까운 것을 먹어보고 또 많이 다른 것을 먹어본다든지 다양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명한 로컬 로스터리를 방문해보고 콩도 사보고 직접 드립도 해보고, 

커피농장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방문도 해보고 뭐 다양한 활동을 할 수도 있다. 해당 지역 프랜차이즈가 있다면

국내 라이센싱은 가능한지 알아본다든지 그런 생산적인 방향으로 활동을 정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한달도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인생도 여행도 테마가 필요하고 목표가 필요하다.

어떤 분야의 오타쿠 같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그런 몰입 분야가 확고하니까 어딜가든 그런 관련 활동에 심취하기 좋다.

그런게 아니더라도 적당히 취미적인 관심사면 몇가지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목표' 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사람들은 '목표'의 의미도 잘 모르고 희망사항이나 장래희망 같은 것을 목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목표라면 '단기적 목표', '중장기적 목표' 같은 표현이 있는 것처럼 기한 설정이 필수적이다.

내가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하겠다를 기본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목표가 아니다.

달나라에 가고 싶다는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목표가 설정되면 그 목표를 달성할 법한 계획이 동반되게 된다.

달나라게 가고 싶다는 생각은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계획이 따라오지 않는다.

'내가 내돈으로 직접 만든 우주선으로 10년내에 달나라에 가겠다' 정도는 해야 계획이 나오는 것이다.

즉, 내돈으로 가야하니 최소 1000억은 10년내로 벌어야 할 것이고, 내가 직접만들려고 하니 관련 공학 과학 지식을

모두 학습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돈으로 관련 연구자를 사와서 같이 만들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10년내로 1000억을 벌어야 하니, 1년에 최소 100억은 벌어야 하고, 1개월에 10억은 벌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회사생활을 계속해서 1개월에 10억을 모을 수는 없을테니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고, 

방법을 찾게 되던가 아니면 목표가 무리한 설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재설정을 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인생으로 갑자기 비약적 전개를 해버렸기 때문에 다시 여행으로 돌아오자면,

대부분의 여행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기간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즉 다른 공간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그곳에서 한정적인 시간만큼 그 시간을 아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그런 시나리오를 그리면

여행이 지루할 수가 없게 된다.

나는 관심사도 없고 그냥 남들이 갔다는데 일단 따라가 보고 싶다 뭐 이런것도 못할 짓은 아니다. 인스타 셀럽이 갔던 곳

드라마에 나온곳, 백종원이 추천한 곳, 뭐 이런데를 가봐도 된다. 그걸로 지루하지 않고 이미 충분히 바쁘면 뭔가 더 

넣을 이유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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