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세상과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 투명한 삶을 지향할 때가 더 많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나를 따라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난 그 친구들을 특별히 가르쳐 줄 생각도 없고 가르쳐주지 않을 생각도 없었는데 내가하는 것들을 따라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피곤해지곤 했다.

나는 남들과 다른 나일뿐인데 남들이 나와 조금이라도 유사해지는 것이 결국 내가 없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이고 익명인 공간은 그런 부담이 덜하다. 어차피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타인이 나를 따라하고 싶어질 이유도 없고 따라할만한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소셜미디어에서는 내 근황같은 것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 내가 뭘 사면 내 주변인도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뭘 먹으면 관심가지고 어딜 가면 그것에 관심가지고 그런것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또 익명으로 계정을 만들게 되는데 매번 로그아웃 로그인하는게 번거롭다보니 그 익명계정만 사용하게 되고 실명계정은 로그인도 안하게 된다.

굉장히 마음의 평화는 찾을 수 있고 또 나의 유일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긴하는데 가끔은 그런 평화속에서 충분히 생산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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