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나는 우선은 이강인이 기본적으로 미성숙 하다는 것에는 매우 동의하지만,

어떤 악질이나 악마같은 느낌은 아닌 것 같다.

외국어권에서 어설프게 자라면 성숙한 인격을 갖추는 시기가 원래 좀 더 늦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옛부터 인생의 가장 큰 불행중에 하나를 소년급제로 꼽기도 했다.

너무 어려서의 큰 성공은 어떻게든 화를 불러오기가 쉽다.

 

우선 이강인은 잘 삐치는 소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욱하는 사나이 같은 기질도 있는 한편으로, 싸운 상대와 툭툭 털고 악수할 수 있는 남자의 가슴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연애하다가 수틀려서 성추행이나 성폭행으로 무고를 저지르는 그런 최근의 어떤 행태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그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채 일단 지금 이 더러운 기분을 풀기위해 저질러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이강인은 4강전 경기를 본인 기분 풀이로 활용해 버렸다.

 

사실 이강인이 기분이 상할 만한 상황이 그 이전의 경기에 많이 있었다. 탈압박으로 뭔가 멋있는 걸 보여주고 싶은데, 번번이 그 수가 읽혀버린 것이다. 항상 같은 방향으로 빠져나온다는 수가 들통나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첫경기인 바레인전 이후로는 제대로 된 드리블 탈압박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었다.

 

사실 이강인은 그 전에도 선배들에게 막말을 하면서도 그 막말이 적당히 귀엽게 보여지기도 하고, 그 막말의 원인이 축구 경기를 잘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서 크게 문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구를 위해 집중하자는 선배의 말에 놀고 싶은 어린애의 마음이 화가 났으니 굉장히 다른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그 나이에는 게임 같은것을 더 좋아하고, 또래와 몰려다니면서 노는게 일상이다. 그리고 그걸 제지 당했을 때, 외국에서 혼자살면서 누가 나한테 잔소리한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이런 취급을 받으니 참기 어려운 MZ의 그런 특성도 잘 나타나 버렸다.

 

근데 또 여러 정황상 가족들이 그렇게 인성을 중시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가족이 매니지먼트를 맡았을 때 이상하게 욕심부려서 사달나는 경우가 참 많았고, 이강인의 가족도 그런 방향으로 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어떤 분야에서 자기가 월등하면, 같은 분야의 몇년 선배는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보다 실력도 없는 애가 나보다 먼저 태어난 이유로 선배행세 하는게 탐탁치 않게 느껴질 수 있는게 또 당연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고시를 통과하고 5급공무원으로 임용되었을 때 수년 근무한 7급 9급 선배들에게 그렇게까지 선배대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계급이 있으니까 거기에 걸맞게 어느정도는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게 없이 나이순으로만 한다고 하면 능력이 출중한 사람 입장에서는 불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본인이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내색하지 않고, 적당히 융화되어 행동하면 실력은 실력대로 인정받고 인성까지 인정받게 되어 더 사랑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그 짧은 마음이 그런 밝은 미래를 다 망쳐버린다.

 

아마 아직 충분히 성숙해 질 수 있는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아마 이런 시련을 거치면서 성숙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박주영도 군대 가기 싫어서 얼마나 추한짓을 했나. 하지만 지금은 어른스럽고 성숙해 보인다.

이승우도 마찬가지로 지금은 성숙한 느낌이 많이 난다. 

 

이제까지의 어린 망나니 같은 선수들이 어떤 정의심에서 센소리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강인은 소녀처럼 삐친것을 미성숙한 소년처럼 몸을 사용했으니 조금 안타깝다.

 

그리고 축구는 스포츠고 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다. 감동의 엔터테인먼트고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느끼는 엔터테인먼트다. 엄청난 기술과 울고 웃는 그런 엔터테인먼트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엔터테이너이다. 글래디에이터에서 죽게 싸우게 하는 것을 재미로 보는 것이 관중인 것이고, 한쪽을 응원하는 것도 관중이다. 물론 축구는 한쪽이 죽는 것도 아니니까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다.

엔터테인먼트는 관중, 관객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자기들끼리 공놀이 할거면 그들은 돈받고 공놀이를 할 수 없다. 자기들끼리 축구장 빌리고 유니폼사고 공사고 신발사고 친구들끼리 약속잡고 그렇게 뛰어야 공놀이이고, 자기들 하고 싶은거 다 할수 있는 것인데, 관중을 위한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순간 관중을 외면하면 처음부터 그 본질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들이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잘해서가 얻어낸 것이 아니라 그들이 관중에게 주는 즐거움에 대한 가치를 지불받기 때문이다. 

소속 클럽에서는 연봉을 받지만, 국대는 푼돈이나 받으니까 자원봉사한다고 느끼는 20대 축구선수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국대는 나라를 위해서 뛰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서 뛰는 것이다. 국대가 아니면 월드컵을 밟을 수도 없다. A매치 통산 득점 같은 기록도 세울 수 없다. 그런 기록들이 나중에 몸값으로 반영되는 것이고, 역사적으로 인정받고 그걸로 은퇴하고도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로 한번도 안뛰었다면, 월드컵은 구경도 못해봤다면 아무도 GOAT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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