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애초에 연재를 예고(?) 했지만, 귀차니즘...을 견디지 못해 한동안 생각은 계속 했지만 이어가지 못했다.

 

세번째 스타트업 까보기는 TIPS 투자를 2016년도에 유치한 자비스앤빌런즈라는 스타트업이다.

참고로 나는 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해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고 인맥도 전혀 없고 대충 이름만 들어본 정도의 회사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개요

 

1. 기업개요

  2015년 8월에 법인설립.

  2016년 2월에 TIPS프로그램에 선정되어 3월에 8억원의 투자를 프라이머, 벤처스퀘어 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온다.

  그 이후에 2017년 산업은행과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 당시만 해도, 급성장이 가능한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던 것 같다.

 영수증 관리 이런 느낌이 그당시에 핫하던 명함관리 이런 스타트업과 약간 오버랩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2. 재무제표 관련

  일단 2018년도까지는 두배이상씩 성장했지만, 2019년도에는 50%정도 밖에 성장을 못했다.

  매출이 20억이 안되는 시점에 투자를 수십억 받은 스타트업의 월성장률이 아닌 연성장률이 50%라는 것은

  보통은 심각한 문제라고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침투할 수 있는 시장이 너무 작았거나, 너무나 빨리 경쟁자가 진입했거나 기업내부에 문제가 있거나

  그런 상황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2017년 이후에 후속 투자를 유치한 내역은 보이지 않는다. 

 

투자금으로 성장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익이 마이너스인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이익이 플러스인 상황이라면 마케팅 활동 등에 제대로 투자금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2019년도에 매출이 6억 늘었는데 이익이 9억정도 늘어난 것은 굉장히 긴축재정을 택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마케팅을 줄였거나 직원을 줄였을 것이다. 

어쨌든 2020년도도 -4억 수준의 적자가 발생하면 회사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 같다. 

당기순이익 4개년만 계산해도 -34억이기 때문이다. 

 

3. 임직원 변동 관련

역시나 예상대로 2019년도부터는 직원숫자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후속투자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니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출성장 보다는 이익을 내는 전략으로 가야하고,   자연스럽게 직원을 줄이고 마케팅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번 이런 길로 들게 되면, 성장의 모멘텀은 굉장히 줄어들고 연간 10~20% 성장하는 성숙한 기업의 모습이 초기기업에서 나타나기 쉽다. 

7월기준 직원수는 11명으로 나오는데, 기업리뷰 같은 사이트에 보면 내부에 문제가 있는 인원이 분위기를 헤치는 상황도 있던 것 같다. 이부분은 사실 퇴사한 사람이 악의적으로 적은 것일 수도 있으니 그대로 믿으면 안되기도 하다. 참고만 하면 된다.

채용도 여전히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걸로보면 당장 회사가 오늘내일 하는 상황은 아닌것 같다.

4. 서비스 리뷰

 

일반적인 중소기업 회계시장은 더존비즈온이 거의 독점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도 유사점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조금더 작은 기업을 타겟으로 하려는 서비스인 것 같다. 

하지만, 세무사에게 그냥 다 맡겨도 월 7~10만원 수준에 되는데,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돈을 지불하고 셀프로 더 많이 해야한다는 점이 그렇게까지 가격 메리트는 없는 것이 아마 시장의 반응이 아닐까 싶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고객사 1만개를 확보해서 월 8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연간 100만원 x 1만개 = 100억원의 매출밖에 나오지 않는다.

2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면 아마 2~3천개회사 고객을 확보한 정도가 아닐까 싶고, 신규고객을 추가로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도 예상이 되고, 기존 고객들도 아마 더 규모가 커지면 세무사와 직거래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취지는 좋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업자가 재무를 챙기지 않고 세무사한테 다 맡겨버리면 수입 지출 상황도 정확히 모르면서 분기 반기별로만 대충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무사에게 다 맡기더라도 월 보고를 받든지 직접 수입 지출은 챙기든지 해야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는데,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사실 더 사장님 같은 활동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심하기 때문에 아마 이런 부분에서 product-market fit 이 조금 어긋나는것 같기도 하다.

 

5. 트래픽 분석

실제 트래픽과는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는 통계자료이긴 하지만, 월20만 방문이면 하루 7천명정도로 

그렇게까지 나쁜 숫자는 아닌 것 같다. 물론 훌륭한 숫자도 아니다.

유입경로를 봐도 광고는 거의 없는 것 같고, 검색을 통해 유입이 많으니 아마 다양한 세무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런 정보를 찾다가 발견되는 그런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직접 방문한 트래픽은 그나마 기존 고객에 가까운 걸 수 있을텐데 15%정도라고 하면 천명이상의 기존 고객(?) 은 보유한 것은 대략적으로 틀림 없는 것 같다.

 

6. 종합 개인적 분석

   추가로 보니 올해중에 삼쩜삼이라는 프리랜서만을 핀포인트로 타겟한 서비스를 출시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세무는 세무사에게 맡기고 모르고 싶은 사장님들이 워낙 많으니 저변확대에 한계가 있어서, 그래도 세무사를 찾지않고 직접 어떻게든 할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잡은 것 같다. 그런 타겟설정은 긍정적으로 본다. 수요가 있는 고객을 찾아서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내가 좋은 서비스도 남이 싫으면 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동력이 많이 꺼진 시점에서 마케팅 자원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드러난 게 아닌가 걱정되는 시점에 새로운 서비스를 시장확대를 빨리해서 매출을 발생시키는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 같다. 그래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겨냥해서 출시를 3월에 한 것은 칭찬할 만 하다. 개발하다보면 늦어져서 6월에 나올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AI세금신고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말 AI기술이 사용된 부분이 있긴 한건지, 그냥 고객데이터를 다른 용도의 AI분석에 데이터풀로 사용하는 정도에 그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만 봤을때는 딥러닝 같은 것이 들어갈 부분이 전혀 없어보인다. AI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베네핏을 얻을 수 있는지 뭐 그런 내용도 전무하다. 그러면 AI를 통해 어떻게 업무를 효율화했는지라도 뭐 내세우는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것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글을 찾아서 읽다보니 내가 이런 내용을 쓴 적이 있었다.

   비유를 하자면, 자동장부처럼 장부기장을 셀프로 쉽게 해주는 서비스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셀프로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세무사를 안쓰고 세무신고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맞지만,   현실은 그 쉬워진 것 마저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결국은 이런 서비스보다는   그냥 세무사를 역경매로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더 심플하고 더 저변확대나 시장진입 등이 수월하다.  아마 그런 차원에서는 셀프로 열심히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서비스보다 어쩌면 특정 스탠다드를 정해주고 1인 개발자를 연결해주는   그런 역경매서비스 같은 게 (비록 기술기반은 아니지만) 시장 자체도 훨씬 크고 더 찾는 사람도 많을 수 있다.   똑똑한 사람들이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멍청한(?) 일반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은 꽤나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나의 오래된 생각이 무의식중에 남아있어서 이 회사를 3번째로 리뷰하게 된게 아닌가 싶다.

내가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내 정보보호 때문이다. 나는 명함관리앱도 같은 이유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명함관리앱을 사람들이 많이 쓰게 되면서 나는 명함에 내 전화번호나 이메일도 적지 않게 되었다. 세무사가 내 사업정보를 보는 것도 불편해서 세무신고도 직접하기 때문에 고객 수천명 수준의 서비스를 내가 사용할 가능성은 없다. 아무리 보안이 철저해도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은 대부분의 고객정보를 까서 볼 수 밖에 없다. 아니 봐야만 한다. 문제점을 알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법적인 선을 넘나들더라도 까서 보는게 맞다고 본다. 대신 나는 그런 정보를 제공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사용은 안하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렇게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걸로 보인다. 그것보다 넘기 힘든 것은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세무 자체를 잡일 이라고 생각하고 사업의 본질과는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회피하려고 하는 성향은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일 거라고 본다.

또한 경쟁관련의 문제도 있을 것 같다. 캐시노트 같은 기본적으로 무료서비스이면서 돌아가는 수입 지출 상황을 대략적으로라도 알수 있는 서비스도 있고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는 세무사에게 맡기든지 좀더 수고가 덜 드는 방향을 수요자인 사장님들은 원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프리랜서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적절한 틈새시장 공략이라고 보이고, 앞으로는 이런 1인 사장님들이나 긱이코노미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도 자명하니 여기를 잘 파면 생존의 길이 보일 것도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리랜서는 단순경비율로 세금신고가 사실상 매우 쉬울 가능성이 크고 결국 그것마저도 모르는 세무고자들을 대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충분히 크고 큰 이익을 보기도 어려운 부분이 크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또한 진입장벽도 낮아서 다른 업체가 쉽게 들어올 가능성도 크다.

 

7. 추가로 나중에 덧붙이는 글

알고보니 이회사 대표가 위에서 언급한 명함서비스 공동창업자중 1인이었다. 어쩐지 뭔가 느낌이 비슷한 구석이 있었고, 아이템이 그닥 처음 사업하는 사람에게라면 아무리 팁스에 선정되었다고 해도 저렇게 VC들이 첫라운드부터 큰 돈을 투자할만한 근거가 전혀없는데 어떻게 된건가 했다.

 


*이 글은 해당 스타트업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예비 투자자로서의 다양한 시각이 다른 예비투자자나 혹은 해당 스타트업 또는 유사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면서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작성하였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