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월세는 거지
전세는 흙수저
자가는 중산층이상 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이 있다.
예를 들어 "저 월세로 살아요" 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월세에서 전세로 이사했어요" 라고 말하면 뭔가 업그레이드라도 한듯한 뿌듯함이 보편화 되어 있다.
과연 월세로 살면 돈을 못모으고, 전세는 월세보다 우월한 임대차계약이고,
자가매입은 필수적인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심리적, 감정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작용한다.
그리고 또 항상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케이스가 다양할 수 있다.
1번케이스로)
예를 들어서 월세로 10만원인데 전세로 1억원이고 매매가가 5억원이라면,
월세가 전세보다 절약이 될 것이고, 5억원 + 매년 재산세 내고 사는 것보다 전세로 1억원에 세입자로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2번케이스로)
또 다른 예로 월세가 200만원인데 전세가 4억5천만원이고 매매가가 5억원이라면
월세보다 전세가 나을 것이고, 전세보다 매입하는 것도 당연히 고려할만 할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선택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월세가 10만원이고, 매매가 5억원인 1번케이스라도,
매년 1억원씩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면?
내년에 6억원이고 후년에 7억원일것 같으면
시세차익이 1년에 1억원이니 월세가 아무리 싸더라도 매입을 고려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사는 것 (live) "과 "사는 것 (buy)" 를 분리해야 한다.
사실 더 본질적인 부분은 "사는 것(buy)" 즉 투자이고, 투자한 물건이 우연히 주거공간이라서
투자를 한 김에 거기에 거주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선택은 Live보다 Buy또는 Invest의 영역에 치중한 선택을 한 것이고,
월세를 선택한다면 부동산 Invest는 없이 Live에만 치중한 선택이다.
결국 어떤것이 우월하고 못하고가 아닌 투자처의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매매와 월세를 저울질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만큼의 자본이 있을 것이다.
부동산에 Invest를 하는 선택을 안한다고 해서 그 자본을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즉 10억원을 가진 사람이 5억원을 대출받아서 15억원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의 선택
(그 투자의 혜택으로 무상거주가 주어짐)이 있는 것이고,
10억원 중 1억원을 월세보증금으로 쓰고 월세로 300만원을 내면서
남은 9억원은 다른 투자처에 넣는 것이다.
물론 그 투자처가 어디인가에 따라 굉장히 차이는 난다.
좌파정부일때 연평균 10%는 훌쩍넘는 정도의 상승률을 강남아파트가 보여주기 때문에,
빈방으로 두더라도 일단 사놓으면 큰 돈이 되는 투자자산이라고 할수도 있다.
물론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의 약 9년간은 성장률이 지지부진 했기 때문에 또 지금 타이밍으로 봐서
좋은 투자타이밍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너무 빨리 상승하는 자산에 뒤늦게라도 올라타려는 경향이 큰 것은 사실이다.
샤넬도 계속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더 오를것 같아야 지금이 제일싸니까 사려는 욕구가 커지는 것이고,
달러도 1200원을 돌파하니 달러를 사두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비슷한 심리적 이유이다.
상승모멘텀에 투자하는 것라고 볼 수도 있고, 워렌버핏 같은 가치투자, 저렴할 때 사는 투자 관점에서 보면
좋지 못한 투자일 수도 있다.
투자라는 것은 결과론이기 때문에 정답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투자에서 리스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5일 연속 상승한 특정 주식종목이 6일째도 상승한다고 보고 베팅하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5년 연속 가파르게 상승한 수억 수십억 부동산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다.
굉장한 리스크가 있지만, 이제까지 그래왔고 남들도 그렇게 한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마비효과를 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15억원의 부동산을 매입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아마도 5년을 보면 -20% ~ 30% 정도 내에 들어있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
아무리 미친듯이 올라가도 지금 가격에 30%가 넘어가면 말도안되는 역전 현상이 마구 발생한다.
강남아파트 대신 대출 80%나오는 100억짜리 빌딩을 살 수도 있고, 훨씬 더 좋을 것 같은 다른 선택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5년후에 30%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5년동안 -30%가 되면 x 1.3 * 0.7 하면 -9%로 원금도 까먹게 된다.
거기다가 15억원 공시지가의 부동산이라면 1주택이라도 재산세가 700만원이 넘는다. 5년 3500만원이다.
20억원이 되었다면 1년에 1300만원정도가 나간다. 그래서 계속 상승해왔다면 5년간 5000만원정도는 낸다.
하지만 9억원을 예를 들어 안정적인 자산 등에 투자하여 5%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하면,
5년후에 11.5억원이 된다. 즉, 이것 또한 5년간 30%의 수익률인 것이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보자면, 부동산은 50:50 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금융투자로 연5% 수익률은 글쎄... 90%정도는 달성가능한 꽤나 쉬운 목표일 수 있다.
물론 이 월세일 경우는 매년 월세로 나가는 금액도 계산해야 하니 이것도 수익률에 넣는 것이 좋겠다.
월세가 300만원이면 매년 3600만원의 월세가 지출되므로, 1억8천만원의 월세가 지출된다.
즉, 연5%로 11.5억이 아니라 실제로는 7천만원만 번게 되어서 9.7억원이 남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 근로소득은 따로 계산하지 않은 것이긴 하다.
연4%수익률이라면 11억원이 되기 때문에 5년 월세 1억8천만원 내면 8.2억원이 남게 된다.
연6%수익률이라면 12억원이 조금 넘고 1.8억원을 빼면 10.6억원이 남는다.
만약 엄청 투자를 잘해서 10%수익률을 거뒀다면, 14.5억원이 되고 1.8억원 빼도 12.7억원이다.
근데 그 이후의 5년간도 봐야 한다.
집을 샀으면 최소 10년은 살테니 말이다.
5년간 30%오른 부동산이 그 이후 -20%로 다시 제자리로 왔다면?
아마 월세로 살지 않은 것을 매우 후회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5년간 30%, 또 그 후 5년간 20%올랐다면 매우 흐뭇하고 행복하고 상류층이 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런데 그 투자는 굉장히 위험한 투자를 하여 아주 운이좋게 자산이 크게 성장한 좋은 케이스일 뿐이다.
금융투자는 예를 들어 2000년 이후 애플이나 아마존 중 하나를 사거나 둘다 반반사더라도
20년간의 최소 연수익률이 20%이고, 기간 수익률은 150%가 넘는다.
그리고 현금화를 한다고 했을때, 세후 수익률도 비교해봐야 한다.
국내주식같은 경우 내년까지 비과세인데,
해외주식은 22%이다.
부동산은 1주택일 경우 양도세가 크지 않다. 10억이 넘어도 80%공제가 되기 때문에
양도세율 38%정도에서 80%공제되어 실제로는 7%정도의 세금을 내게 된다.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반드시 매입만이 최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월세가 무조건 유리하다도 아니다.
Live와 Buy(Invest)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면,
본인이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해서 정하면 될 뿐이다.
집을 꼭 언젠가는 사야만 한다는 '내집마련'의 꿈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그 투자자산을 다른 것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아도 된다. '내 금 마련의 꿈' 이라며, 내가 금 1kg을 꼭 사야되는데 라는 꿈을 꼭 가지면서 사는것이 현명한 인생인지 말이다.
'내집' 싸게 사면 당연히 좋다. 원상복구 같은거 고민도 안하고 하고 싶은 인테리어 공사도 하고, 집주인 연락할 일도 없고 월세 이체할 일도 없다.
하지만 살(live)기 위해 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부동산은 장기관점에서 봤을때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으로보면
굉장히 그 리스크를 잘못알고 있는 것이다.
전세도 월세와 비교하려고 했는데, 사실 기본은 비슷하다. 전세금이 묶이는 것은 그냥 3%짜리 정기예금에 넣는 것과 같다. 다른 금융투자도 못하는 것이고, 부동산에 투자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3%짜리 정기예금 수준인 것이다.
물론 그 3%짜리 정기예금도 나름 가치가 있다. 원금보장이라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가치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금융과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은 원금보장이 확실하게 돈을 잃어가는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또 어디 투자하라고 하면 이상하게 카지노 같이 위험한 투자만 골라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겐 차라리 돈이 그렇게 묶이는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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