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싫으면 우파?

윤석열 탄핵에 찬성하면 좌파?

이준석이 싫으면 갈비인가 통닭인가?

좌나 우, 한쪽만을 강요하는 요즘의 정치시국이 아쉽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정치적 성향을 판단하고 있는 걸까? ‘진영 논리’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단순화하는 현실은 대화와 토론의 공간을 점점 좁아지게 만들고 있다.

사실 정치란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한 사람의 특정 발언이나 태도가 곧바로 그 사람의 전반적인 정치적 성향을 규정짓는 잣대가 되어버렸다. 이재명을 비판하면 우파로 몰리고, 윤석열을 비판하면 좌파로 분류되는 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진짜 논의해야 할 정책과 가치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다원화된 정치적 스펙트럼의 필요성

정치는 본래 복잡하고 다층적인 것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를 선호하지만, 사회문제에서는 진보적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또 한 사람은 특정 지도자에 대해 지지하면서도, 그의 정책 일부에 대해 비판적일 수 있다. 이런 복잡성을 인정하지 않고, 단순히 ‘좌냐 우냐’로 몰아가는 방식은 오히려 민주주의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다.

특히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러한 진영 논리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 편향된 정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를 키우게 만든다. 정치적 담론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싸움뿐이다. 우리는 이제 ‘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가’보다는 ‘누가 이겼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는 이러한 흐름을 바꿔야 할 때다. 정치적 견해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더 나은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태도다.

결국, 정치는 갈등이 아니라 협력의 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관심이 특정 인물이나 정당에만 집중되는 대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옮겨가야 한다. 진영 논리를 넘어,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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