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와 최저임금은 꼭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최저임금이 정해져있지 않은 나라에서도 긱 이코노미는 앞으로의 흐름이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상황은 조금 더 최저임금과 연관관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로, 쿠팡 같은 경우 쿠팡맨과 쿠팡플렉스 그리고 일반택배배송까지 3가지의 배송 옵션을 실험하고 있다.
쿠팡맨은 직고용, 일반택배는 아웃소싱, 쿠팡플렉스는 긱 이코노미라고 할 수 있다.
일반 택배배송은 택배기사가 모두 개인사업자이고, 자기가 일한만큼 벌 수 있다.
하지만 쿠팡맨은 쿠팡의 직원이기 때문에 쿠팡에서 일감을 며칠간 안줘도 월급을 받는다.
쿠팡플렉스는 일반인이 고용관계 없이 자차로 배송하는 방식인데,
이래저래 결국 건당 1,000원에서 2,000원사이로 귀결된다.
일반 택배는 로켓배송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제외하고,
쿠팡맨과 쿠팡플렉스만 비교해야 하는데,
그러면 쿠팡맨을 100% 쓰지 않고 쿠팡플렉스를 같이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직고용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항상 매일 쿠팡맨 1명마다 풀타임으로 일을 시킬 물량이 똑같이 있다면,
쿠팡맨만 돌리는 것이 가장 비용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날은 물량이 없다가, 프로모션 등으로 심하게 집중되는 날도 있다.
그러면 물량이 많은 날에 맞춰서 쿠팡맨을 고용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손해가 있게 마련이고, 그렇다고 중간쯤만 되게 고용하면
물량이 몰리는 날에 로켓배송이 실패하게 된다.
쿠팡맨은 직고용한 정규직이라서 일 조금시키고 일찍 퇴근시키고 월급을 덜 줄 수가 없다.
그런데 쿠팡플렉스는 그런 부분을 커버해준다.
쿠팡맨은 가장 물량이 적은 날 기준으로 커버 가능한 수준만 고용을 유지하면 된다.
나머지는 쿠팡플렉스로 커버하면 된다.
물론 그 물량차가 너무 심하면 쿠팡플렉스로도 커버가 안될 경우도 있겠지만
이론적으로는 쿠팡플렉스로 커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결국 고용유연성이 핵심이다.
그런데 고용비용이 매우 작다면, 유연성이 조금 무시될 수 있기도 하다.
한달에 20일만 필요하지만 20일고용하는 것과 30일고용하는것에 큰 차이가 없으면
그냥 30일 고용해놓는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건비가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정말 필요한 때에 필요한 인력만 고용할 필요가 생긴다.
자영업자들의 배달도 마찬가지이다.
배달원의 인건비가 낮으면 일단 고용해놓고 돌릴 수 있지만,
고용인건비가 건당배달비 주는 방식보다 비싸지게 되면,
당연히 아웃소싱이나 긱이코노미 방식을 찾게 된다.
그리고 일한 만큼이 아닌, 그냥 일한걸로 간주되는 시간에 따라 급여가 정해지면
그 누구도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 1건 배달을 10분만에 뛰어서 하든
30분동안 놀면서 하든 시간당 받는 돈이 같다면 대부분은 30분동안 노는 것을 택할 것이다.
최저임금이라도 낮게 설정이 가능하다면,
일단 기본급은 낮게 하고, 성과에 따라 성과급으로 성과연동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같은 시급 1만원 상황에서는 이미 한도초과이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긱 이코노미는 급속도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 정권은 성향자체로는 긱 이코노미 방향을 최대한 막으려고 할 것 같긴 한데
결과적으로는 긱 이코노미의 확장을 부추기게 될 것 같다.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 저녁이 있는 삶 등등
모두 긱 이코노미가 빈자리를 메꿀 수 밖에 없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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